지난해 홈런왕에 오른 KIA 김상현(30)은 31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요즘 들어 타격 밸런스가 굉장히 좋아지고 있다. 지금의 감이라면 내년에는 40홈런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상현의 자신감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부터 왼 무릎 부상에 시달렸던 김상현은 결국 올해 5월 수술대에 올랐고, 6월에는 주루 플레이를 하다 왼 발목까지 크게 다쳤다.
무릎과 발목이 아프다 보니 러닝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타격 밸런스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김상현은 최근 들어 통증을 거의 떨쳐버린 덕분에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만루홈런의 사나이’ 김상현이 4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는 천금 홈런(시즌 19호)을 쏘아 올렸다. 김상현은 1-3으로 역전 당한 5회 초 2사 만루 볼카운트 2-3에서 삼성 왼손 선발 장원삼의 8구째 몸쪽 낮은 직구(시속 140㎞)를 퍼 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만루홈런은 개인 6호이자 시즌 30호(통산 550호). 장원삼은 6월5일 대구 롯데전에서 강민호, 6월11일 대구 넥센전에서 클락에 이어 올시즌에만 만루홈런을 3개나 허용했다.
지난해 36홈런 가운데 4개를 만루포로 장식하며 한 시즌 개인 최다 만루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던 김상현은 올해 2개를 추가했다. 이 부문 통산 1위는 12개를 친 심정수(은퇴ㆍ전 삼성).
달아나는 점수도 김상현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김상현은 5-4로 쫓긴 7회 2사 1ㆍ3루에서 삼성의 ‘필승카드’ 정현욱을 두들겨 1타점 중전안타를 뿜었다. 김상현의 성적은 4타수 3안타(1홈런) 1몸에 맞는 볼 5타점.
경기 후 김상현은 “장원삼이 워낙 몸쪽을 잘 던지는 투수라 의식적으로 노리고 들어갔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롯데와 4강 경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7-5 재역전승을 거둔 5위 KIA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4위 롯데와의 승차를 5경기로 줄이며 실낱 희망을 이어갔다. 최근 5연승, KIA전 4연승을 마감한 2위 삼성은 1위 SK와의 격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4와3분의2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12승5패)가 된 장원삼은 최근 7연승 및 KIA전 4연승 끝.
잠실에서는 6위 LG가 7위 넥센을 6-5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결승타점을 올린 LG 조인성은 포수 최초 한 시즌 100타점에 3개 차로 다가섰다.
대구=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잠실=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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