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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이태원, 고별무대 앞둬/ "즐거웠던 13년… 많이 그리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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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이태원, 고별무대 앞둬/ "즐거웠던 13년… 많이 그리울겁니다"

입력
2010.08.3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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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아온 배우 이태원(44). 그가 1일 개막, 19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15주년 기념 ‘명성황후’ 무대를 끝으로 가체를 벗는다. 재미동포로 브로드웨이에서 ‘왕과 나’ 등에 출연했던 그는 1997년 뉴욕으로 진출한 ‘명성황후’ 주인공으로 발탁돼 국내외에서 700여회의 공연을 소화해왔다. 그가 “고향 같은 작품”이라고 말하는 이 뮤지컬에 얽힌 희로애락의 순간을 들어봤다.

희(喜)

“‘명성황후’가 미국의 공연상인 ‘LA 오베이션 어워드’ 3개 부문(음향디자인, 조명디자인, 여우주연상)에 후보로 올랐을 때. 우리나라 역사극이 외국인들에게 어필했다는 점이 감격스러웠다.”

노(怒)

“2002년 영국 공연 당시 현지 언론이 우리 문화를 비하하는 리뷰를 실었을 때 너무 화가 났다. 그들은 세자의 면류관을 보고는 머리에 안테나를 꽂았다고 하고, 갓은 쓰레기통을 뒤집어 쓴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라고 무시하는 느낌이 들었다.”

애(哀)

“진짜 눈물을 왈칵 쏟았던 건 소품 칼(진검을 무디게 해 사용한다)에 다쳐 뼈에 금이 가고, 살점이 뭉텅 떨어져 나갔을 때다.(웃음) 대체할 배우가 없어 붕대 감고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슬픔은 공연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다. 특히 명성황후가 시해 당한 건청궁이나 경희궁에서 공연할 땐 감정이입이 극에 달해 가슴이 미어질 듯 아팠다.

락(樂)

“해외 동포들이 ‘명성황후’를 계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해나가는 모습을 볼 때 뿌듯하다. 전화와 편지를 많이 받았는데, 1998년 뉴욕 공연에서 한 관객은 ‘한국인임을 부끄러워하던 아들이 공연을 본 뒤 대학 입학 지원서에서 자신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아들이라 소개하기에 이르렀다’는 전화를 했다.

이태원은 네 가지 감정 중 “단연 즐거움이 으뜸”이라고 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는 그는 “떠나고 나면 많이 그리울 거다. 돌아오고 싶을지도…”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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