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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잇는 뜨는 상권, 이태원 한남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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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잇는 뜨는 상권, 이태원 한남동길

입력
2010.08.3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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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일대가 삼청동과 가로수길(강남 신사동)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패션ㆍ문화의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 통상 이국적인 외식 상권으로 꾸준히 주목 받아 온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부터 이태원역까지의 이태원로 구간 이야기가 아니다. 6호선 한강진역에서 삼성미술관 리움을 거쳐 제일기획에 이르는 한남동 일대, 일명 ‘한남동길’이 뜨고 있다.

새로운 변화는 우선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외식업종의 안테나숍(단순 판매보다 고객 반응측정, 신제품 광고 효과 등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시범 점포) 증가에서 감지된다.

제일모직은 지난달 30일 지하1층~지상 5층, 1719㎡(520평) 규모의 수입 브랜드 꼼데가르송 대형 단독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열었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한 일본 디자이너 레이 가와쿠보가 이끄는 꼼데가르송은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 올 들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하던 이 브랜드의 유통권을 가져 온 제일모직은 일본, 프랑스 등지에 이은 세계 9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리움 미술관에 인접한 한남동에 열었다. “한남동은 전통적으로 외국인이 많이 모여 있어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 온 데다 최근에는 갤러리 등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문화적 감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어 예술성이 강한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가 자리하기에 적합하다”는 게 신민욱 해외상품팀 과장의 설명이다.

꼼데가르송 매장 맞은편에 위치한 패션5(Passion five)의 경우도 제과제빵 기업 SPC그룹의 안테나숍이다. 2007년 10월에 문을 연 패션5는 SPC그룹 신제품의 테스트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패션5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파리바게트, 파리크라상 브랜드로 출시된 병푸딩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회사 관계자는 “얼리 어답터 등 트렌드를 이끄는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매장이다 보니 이곳 반응이 대중 브랜드로 출시했을 경우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역은 한남동 옛 운전면허시험장에 들어서게 될 뮤지컬ㆍ대중음악 공연장 쇼파크가 내년 10월 문을 열 예정이어서 미술관, 공연장 등을 두루 갖춘 문화벨트로서의 의미도 크다. 이 상권의 이 같은 차별성은 크고 작은 점포의 독특한 성격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건축가 유이화씨가 꾸린 복합문화공간 비숍(b-shop), 패션 디자이너 박수우씨가 운영하는 패션숍 수우(SUUWU) 등이 이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또 최근 이 곳에 새로 문을 여는 카페나 바는 단순한 외식 공간이 아닌 ‘문화와의 결합’을 콘셉트를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외국 대사관 밀집 지역으로 외국인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한남동길 상권이 뜨는 배경 중 하나다. 강남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이 지난 3월 한남동의 노후한 호텔을 인수, 새롭게 개장한 IP부티크 호텔은 개장 이후 평균 객실 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상권의 중요도에 비해 그간 이 지역의 숙박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IP부티크 호텔을 열었다”며 “지역 상권의 부상과 함께 입소문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과 인근 해외 대사관 손님들의 방문이 계속해서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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