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안 발표의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미 행정부의 제재안을 이미 예상했던 것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방중이 끝난 직후 발표된 것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31일 오후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한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반응과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 또 이번 제재안에 따른 국제적 파장이 천안함 사태를 마무리하고 6자회담 재개 쪽으로 빠르게 국면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대외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거쳐 일본을 방문중인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최근 한국과 일본 등 해당국들에게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번 미국의 추가 제재안 발표로 새로운 제안의 의미와 영향력이 크게 퇴색될 우려가 있어 중국은 제재안의 파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앙(CC)TV 등 중국 언론들은 이날 워싱턴발로 미국의 대북 제재안 발표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중 정상회담으로 양국의 우호를 과시하며 6자회담 재개 희망 입장을 밝힌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끝나기가 무섭게 제재안이 발표됨으로써 6자회담 재개 시점은 한층 멀어진 느낌”이라며 “특히 이번 제재안은 김 위원장의 통치수단인 자금줄을 정조준 한 것으로 중국으로선 곤혹스런 입장에서 국제사회의 동참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와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세 나라(한ㆍ미ㆍ일)는 북한을 더 이상 괴롭혀선 안된다”면서 “중국은 국제적인 혼란에서 북한을 끌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북한을 두둔하는 공동 사설을 게재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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