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속리산, 치악산, 경주 등 9개 국립공원 지역 중 잇단 개발로 보전가치가 낮은 10㎢ 가량이 국립공원에서 해제된다. 이에 따라 이 인근에 땅이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4,000가구의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워지게 됐다.
환경부는 31일 국립공원위원회 결정에 따라 경주, 계룡산, 속리산, 내장산 등 9개 공원 지역 가운데 주민밀집ㆍ개발 지역으로 보전가치가 낮아진 28.517㎢를 국립공원에서 해제하고, 생태ㆍ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13.620㎢를 새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4.801㎢는 구적 오차(지형면적과 토지대장 면적의 차이)에 따라 수정했다. 이에 따라 국립공원의 총면적은 1,421.918㎢에서 1,411.822㎢로 0.7%로 줄어들게 됐다.
해제지역에는 9개 공원 내 자연마을지구 74곳과 밀집마을지구 12곳, 집단시설지구 15곳이 포함됐다. 면적으로는 월악산국립공원(6.444㎢)을 비롯해 속리산(6.411㎢), 치악산(4.934㎢), 덕유산(4.047㎢), 경주(2.388㎢) 등이 해제지역이 많았다. 해제지역은 공원 지정 이전부터 주민이 집단 거주하거나 숙박ㆍ음식업소가 밀집된 개발지역, 농경지 등으로, 보전가치가 낮지만 공원으로 묶이는 바람에 각종 규제를 받아 민원이 많았던 곳이다.
이번 공원구역 해제로 공원내 주민의 87%(11,703명→1,482명), 가구 수의 85%(4,517가구 → 693가구)가 공원구역 해제대상이 됐다. 환경부는 그 동안 공원 내 거주로 겪던 규제와 불편, 그리고 해제 민원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생태ㆍ문화적 가치가 높은 국ㆍ공유지 임야 등 총 13.620㎢가 국립공원에 새로 편입됐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최근 산양의 이동경로가 확인된 충주시 사문리 임야 3.99㎢와 일본이 큰 자랑거리로 여기는 아스카 문화의 원조인 왕인박사 유적지(0.115㎢)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월출산국립공원에 포함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국립공원위원회의 지역조정 논의 대상인 20개 국립공원 가운데 9개 곳에 관해 최종 결론이 난 것”이라며 “설악산국립공원의 점봉산 지역, 오대산국립공원의 계방산 지역, 속리산국립공원 인근 국ㆍ공유지 등 신규 편입을 포함한 나머지 11개 국립공원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산림청 등과의 조정을 거쳐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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