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공기업들이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지난 4년간 임직원에게 2,700억원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 재정경제위 강희용 의원은 31일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SH공사 시설관리공단 농수산물공사 등 시 투자ㆍ출연기관 5곳의 경영평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관이 4년간 지급한 성과급이 2,697억7,80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06년 641억7,400만원, 2007년 809억9,900만원, 2008년 483억4,200만원, 2009년 762억6,300만원이다.
서울메트로는 4년간 성과급으로 임원과 직원에게 2억4,600만원과 1,288억3,300만원을 나눠줬고, 도시철도공사는 임원에게 3억6,100만원, 직원에게 1,047억원씩을 줬다. SH공사는 임원에게 2억9,600만원, 직원에게 112억9,900만원,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임원에게 2억3,900만원, 직원에게 54억4,700만원,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임원에게 3억2,800만원, 직원에게 180억2,90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시는 행정안전부가 실시하는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부여된 등급을 기준으로 등급별 범위 내에서 성과급을 지급한다. 지난해 행안부의 경영평가 등급은 서울메트로가 ‘보통’이고 나머지 기관은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다.
강 의원은 “행안부 평가에서 일정 등급을 받았다고 재정상태와 무관하게 시민의 혈세로 매년 수백억원씩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는 작년 2,374억원과 2,140억원 각각 적자였고, SH공사는 작년 말 기준 부채가 16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성과급 지급은 지방공기업법, 행안부 예산편성 기준과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적정하게 지급한 것”이라며 “시 산하 공기업 사장의 성과급 평균은 약 2,900만원으로 정부 공기업 사장 성과급 5,600만원의 절반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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