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하늘의 뜻이 있어야 하나 봅니다. 지난주 포천에서 열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LIG 클래식은 2라운드로 우승자가 가려졌습니다. 포천 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3라운드가 취소됐고, 저는 공동 2위를 차지했습니다. 최근 샷 감이 좋아서 최종 3라운드에서 역전 우승도 노려볼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번 대회에서는 단타자의 어려움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포천 일동 레이크 골프 클럽의 14번홀(406야드)과 16번홀(412야드ㆍ이상 파4)은 장타자에게 유리한 홀이었는데요. 단타자인 저는 오르막에 맞바람, 페어웨이까지 젖어 있어서 런도 발생하지 않아 고생을 했습니다. 14번홀과 16번홀은 포대 그린으로 2온을 시키는 것이 불가능했죠.
실제로 14번홀은 이번 대회 홀별 난이도 1위(4.37타), 16번홀은 2위(4.24타)를 기록할 만큼 다른 선수들도 힘든 플레이를 했습니다. 저도 이번 대회 1라운드 14번홀과 16번홀에서 파-보기, 2라운드에서 파-파에 그칠 정도로 버디를 잡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단타자에게도 긴 파4를 공략하는 전략은 있습니다. 정면 돌파를 하지 말고 우회를 하면 됩니다. 파4를 파5처럼 생각하고 치는 것이죠. 무리하게 2온을 시키려다보면 그린 주변에 있는 벙커나 러프에 빠져 파 세이브도 쉽지 않습니다.
긴 파4에서는 두번째 샷을 세번째 샷하기 편한 곳에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린 주변의 좋은 위치에서 어프로치로 승부를 해 파를 잡는 것이 필요하죠.
프로암에 가면 아마추어 골퍼들로부터 장타를 치는 비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저는 그 때 이렇게 말하죠. 장타는 연습을 많이 하면 어느 정도는 칠 수 있다구요.
비거리를 늘리는 기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연습장에서 많이 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드라이버를 칠 때 모든 힘을 쏟아 30개 정도를 계속해서 때리는 훈련을 하는 것이죠. 연습을 열심하 하다보면 조금씩 거리가 늘어나는 것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
또 상체의 꼬임과 체중을 싣는 하체의 움직임이 중요한데요. 하체를 너무 잡아줘도, 상체를 많이 돌려도 밸런스가 무너지면 장타를 치기는 힘들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물론, 골프에서 장타가 전부는 아닙니다. 저처럼 단타자가 장타자들을 이길 수 있는 것이 골프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파이팅을 하세요.
2010시즌 KLPGA 히든밸리ㆍ하이원리조트컵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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