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의 땅’ 페루가 열린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마르틴 페레스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에서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하고,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외교통상부가 31일 공개한 협정에 따르면 한-페루 FTA가 발효되면 10년 이내 현재 교역 중인 품목에 대한 관세가 모두 철폐된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의 경우 배기량에 따라 관세(9%)가 즉시 또는 5~10년 내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또 페루가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냉동ㆍ조미 오징어에 대해서도 10년 내에, 기타 오징어는 5∼7년 안에 관세가 없어지며 커피에 대한 관세(2%)는 협정발효 즉시 철폐된다.
다만 양국이 민감 품목으로 지정한 쌀, 쇠고기, 마늘, 명태 등 107개 농수산품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다.
양국은 또 FTA에 따른 관세 인하나 철폐로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세이프가드’ 제도에도 합의했다. 원산지 규정과 관련해서는 한ㆍ미 FTA와 달리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키로 했으며, 지적재산권 보호기간을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했다. 정부조달 및 민자사업 시장도 상호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FTA가 시행되면 양국의 교역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페루를 거점으로 국내 기업의 다른 남미 국가로의 진출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9월3일까지 페루측과 1차 법률 검토회의를 진행하며, 올 11월을 목표로 협정문 가서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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