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국내 통신시장에도 태블릿컴퓨터(PC) 전쟁이 발발했다.
애플 아이패드 출시로 해외에서 먼저 불 붙었던 태블릿PC 경쟁이 국내까지 상륙한 것. 이에 따라 스마트폰을 놓고 치열하게 전개됐던 통신업계의 총성 없는 전쟁터가 태블릿PC로 옮겨갈 태세다. 태블릿PC는 손가락이나 펜을 이용, 전면 스크린에 터치 방식의 기능 조작이 가능한 디지털 기기다.
선공에 나선 곳은 KT. KT는 30일 중소업체인 엔스퍼트와 함께 안드로이드(구글 모바일 운영체제) 2.1 기반의 7인치 TFT 액정화면(LCD)를 채용한 정전식 태블릿PC로 아이덴티티 탭(무게 445g)을 내놓았다. 다음 달 10일부터 출시될 예정인 이 제품은 1㎓ 중앙처리장치(CPU)와 8기가바이트(GB) 내장 메모리,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3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하지만 아이패드 해상도(1024 x 768)에 비해 해상도(800 x 440)가 떨어지고 배터리도 동영상 연속 재생시간이 3시간대로, 아이패드(10~12시간) 보다 짧다.
KT는 현재 휴대폰에서만 응용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활용 가능한 쇼 온라인장터(앱스토어)를 시스템을 개편(2010년10월),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인터넷 기기(MID)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품 구매는 24개월 약정에 월 2만7,000원(와이브로 용량 50GB)만 내면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로 변환해주는 소형 에그 단말기와 함께 아이덴티티 탭은 무료 제공(무약정일 경우, 49만원대)된다. 와이파이 지역에선 사용이 무료다. 김성철 KT 컨버전스와이브로사업본부 상무는 "조만간 아이덴티티 탭에 동영상과 전자책(e북) 등의 콘텐츠를 대폭 강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10만대 이상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다음 달 중 애플의 아이패드도 선보이며 태블릿PC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국내 태블릿PC 시장 진출도 이미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3일 독일에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로 열리는 'IFA 2010'에서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을 공급할 예정이다. 7인치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2.2(프로요) 기반의 갤럭시 탭은 영상통화와 근거리무선통신(블루투스) 등을 이용한 음성통화 기능이 내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까지 갤럭시 탭의 공급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9월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도 LG전자의 태블릿PC 신제품을 연내까지 시중에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구체적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LG유플러스를 통해 나올 제품으로는 올해 6월 대만 PC 전문 전시회에 등장했던 LG전자의 태블릿PC(UX10)가 유력하다. 인텔 CPU를 채용한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문서작성과 비디오편집, 프로그램 설계 등 업무 활용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태블릿PC를 스마트폰에 이을 차세대 제품군으로 보고, 초기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태블릿PC는 가입자 증가와 더불어 데이터 매출 확대까지 노려볼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며 "결국,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태블릿PC에서 활용 가능한 콘텐츠 확보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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