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명의 한국 장병들을 구한 건 인생 최고의 보람이었어요."
28일(현지시각)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워릭시 크라운플라자 호텔. 조지 E. 존슨(85) 예비역 원사가 한국 해군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잊지 않고 찾아주니 감개무량할 뿐이죠."
존슨 씨는 순양함인 세인트폴함의 갑판하사로 6ㆍ25전쟁에 참전했다. 1952년 3월13일, 함경남도 원산시 인근 바다에서 한국 해군의 소해정인 YMS_518호로부터 배에 물이 차고 있다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구조장비는 따로 없었어요. 다른 두 명의 승조원과 함께 바지와 셔츠만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죠."
스크루와 엔진을 이어주는 추진축에 문제가 생겨 기관실에 이미 1.5㎙정도 물이 차 있는 상태였다. "3월의 바닷물은 얼음처럼 차가웠어요. 여러 시간 동안 방수작업을 했죠. 저체온증으로 죽을 뻔했지만 한국 장병들의 생명과 배를 살리기 위해 이를 악물었어요."
사투 끝에 승조원 43명과 배를 구했다. 이 공로로 미군으로부터 전투무공훈장을 받았지만 한참 전쟁 중이던 한국 정부는 그를 잊었다. 하지만 올해 6ㆍ25 60주년을 맞아 각종 기록을 통해 활약상이 확인되면서 뒤늦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그는"한미 양국의 우정과 전우애를 위해 평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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