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27일 이뤄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 조중(북중)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는 것은 우리들의 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7일 후 주석과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후 주석이 마련한 환영 연회에서 만찬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대를 이어 조중 친선을 계속 강화ㆍ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 확립과 관련해 우회적으로 중국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전통적인 중조 친선 관계에 새로운 생기와 활력을 주입하자"며 "9월 상순 조선에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진행되는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해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원만한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고 말했다. 9월 초 열릴 예정인 북한 노동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부상할 것으로 알려져 후 주석의 이 같은 언급은 후계체제 인정과 관련해 주목된다.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의 방중 동행 여부와 관련, 중국 공산당 대외 연락부는 "우리측 명단에 없다"고만 밝혔다. 북한 매체는 이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시일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견지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고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긴장국면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성명을 발표한 이후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며 "중국은 한반도 정세 완화와 외부환경 개선을 위한 북한의 적극적인 노력을 존중하고 지지하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중국 동북3성은 북한과 유사한 점이 많다"며 "북한 역시 중국 동북의 발전모델을 배워 경제발전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사회주의 조화사회를 건설하는 정책이 매우 정확했다"고 평가한 뒤 "북한이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3대 협력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4박5일일정 마치고 귀국
신화통신은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이 후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30일 오전 하얼빈(哈爾濱)을 출발, 무단장(牧丹江)과 투먼(圖們) 등을 거쳐 이날 오후 6시45분께 북한 남양으로 건너감으로써 4박5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쳤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