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주주이고 이사인 한증막, 자연경관을 이용한 편백숲 삼림욕장, 장애인과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공장과 두레농장, 지역 농산품이 판매되는 직거래장터. 산골마을의 유쾌한 도전이 시작됐다. 전통농업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농촌자립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전북 완주군의 노력이 그것이다.
“고령화와 인구유출, 사라지는 일자리, 경제적 자립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2010년 세계 12위 경제대국 대한민국 농촌의 현실입니다. 지역의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정부의 농촌 살리기 대책, 언제 떠날지 모를 외지 기업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생색내기 사업으론 지역의 자립경제는 불가능 합니다. 농촌도 사리지고 농업도 사라지겠죠.”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 안대성 팀장이 보는 농촌의 모습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깨기 위해 완주군은 2007년부터 3년간 연구조사와 주민 의식 개선교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마을공동체회사 만들기와 로컬푸드 사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마을공동체회사는 이윤창출만을 목표로 하는 일반 기업과 다르다. 마을 단위 공동체와 그 속의 개별 공동체를 기반으로 지역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고, 소득과 일자리도 창출하자는 사업이다. 일례로 소득 기반이 빈약한 소농이 주를 이루던 안덕마을은 주민 53명이 출자해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조합은 건강체험 한증막을 운영해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만에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곳에서는 여러 작목반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도 판매해 지역 농업도 지키고 있다. 지원금만 주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에 맞는 사업모델을 컨설팅 해주고 행정적 지원을 해준 결과다.
현재 완주군에는 64개의 마을공동체회사가 진행되고 있고 곧 100여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로컬푸드 사업은 군과 인접 도시간 직거래를 통해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도시소비자 가정에 ‘밥상꾸러미’라고 하는 농산물을 배송하는 형식이다. 안정적인 농산물 판로를 확보해 농촌의 먹거리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복안이다. 완주군은 현재 500개 정도 시범 운영되고 있는 밥상꾸러미를 1만개로 늘릴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소농이 생산하는 농산물의 40%정도를 이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늘 행복한 일터가 되는 농촌을 만들고 지속시키려는 완주군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글∙사진=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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