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방문 4일째인 2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은 왜 전격적으로 중국의 북쪽 끝인 헤이룽장(黑龍江) 성 하얼빈(哈爾濱)을 방문한 것인가.
김 위원장은 당초 예상을 깨고 28일 밤 창춘(長春)에서 지린(吉林)을 거쳐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으로 직행, 29일 김일성 주석의 혁명유적지를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얼빈은 김 주석과 인연이 깊은 도시로, 빨치산 운동을 펼친 거점이다. 김일성 회고록에 따르면 1927년 8월 조선공산주의 혁명동맹이라는 조직을 만든 김 주석은 혁명 동지인 김혁이 하얼빈에서 빨치산 운동을 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1930년 8월 랴오닝성 뤼순 감옥으로 옮겨져 사형을 당하자 하얼빈에 머물며 김혁 체포 경위를 파악하는 등 조직활동에 참가했다. 김 주석은 이후 64년 중국 방문 당시 하얼빈을 찾아 김혁의 혁명유적지를 둘러봤다. 3대 세습을 추진하는 김정일-김정은 부자에게는 의미가 깊은 곳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하얼빈 방문 목적은 지린에 이은 또 다른 성지순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하얼빈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농업재배그룹인 베이다황(北大黃)집단이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측에 중국정부를 통해 대규모 곡물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의 하얼빈 방문은 다목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파악된다. 하얼빈의 한 소식통은 “베이다황이 보유한 세계 최대규모의 쌀 농장인 산장(三江)평원의 우이(友誼)농장에서 대규모의 곡식이 하얼빈 역을 통해 북한으로 운반될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 하얼빈 방문중 수이펑푸(隨風富) 베이다황집단 대표를 면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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