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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동경견이 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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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동경견이 짖는다

입력
2010.08.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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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견(東京犬)이 있다. 왜의 도쿄에 있는 똥개가 아니라 경주에서 알아주는 명견이다. 진도에 진돗개, 경산에 삽살개, 북쪽 풍산에 풍산개가 있다면 경주엔 동경견이 있다. 그런데 왜 동경인가? 경주를 고려시대에는 동경이라 했다.

조선 순종 시절 발간된 '동국문헌비고'의 증보판인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12권 고려조에 '동경에 꼬리가 없거나 이상한 개가 많았다'라는 기록이 있다. 그 개가 동경견이다. 댕견이라고 부른다. 동경견은 진돗개 비슷하게 생겼으며 꼬리가 5㎝ 이하이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나도 동경견을 자주 보았다.

꼬리 잘린 기형으로 알았다. 기형이 아니라 온순하고 주인 말 잘 따르고 사냥 잘하는 뿌리 있는 명견이었다. 현재 경주지역에 200여 마리 사육되고 있으며 내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해 DNA 분석을 통해 혈통을 고정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옛 사진 속의 동경견을 보았다.

한 왜인이 시기가 1910년대 전후로 추정되는 울산 태화루(太和樓) 사진을 찍어 놓았는데 그 사진 속에 동경견이 늠름한 자태로 서 있었다. 사진 속 가마를 타고 온 주인의 개처럼 보였다. 꼬리가 잘록한 것이 틀림없는 동경견이었다. 그 동경견이 현재 사진으로 남은 최초의 동경견이다. 동경견을 보며 즐거운 의문이 든다. 동경이 서라벌인데 혹시 조상이 신라의 명견은 아니었을까?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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