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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중국 방문/‘포스트 김정일 시대’ 어떤 구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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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중국 방문/‘포스트 김정일 시대’ 어떤 구도될까

입력
2010.08.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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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한 내 권력구조 재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 목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김일성 주석이 다녔던 중학교를 찾는 등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방중 행보를 보면 어떤 식으로든 중국 지도부와 권력승계 문제를 놓고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방중이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해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북 전문가들은 내달 초 개최될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김 위원장 이후 북한의 권력 지형을 가늠할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가 굳어진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김정은 체제를 연착륙 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란 예상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김정은이 모든 권력을 장악할 때까지 과도 단계로 ‘집단지도 체제’를 가동하는 방안이 꼽히고 있다. 분단 이후 김일성_김정일로 이어지는 유일지도 체제를 확고한 사상적 기반으로 정립해 온 북한으로선 초유의 실험이다. 대북소식통은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사회주의 국가들도 집단지도 체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북한은 권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김정은 측근그룹에 일정한 역할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징후는 6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12기 3차회의에서 일찌감치 포착됐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매제이자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당 행정부장을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함으로써 후계구축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했다. 따라서 9월 당 대표자회에서도 대대적인 당 조직 정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김일성 주석과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사망 이후 김 위원장 혼자 버티고 있는 당 핵심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장성택을 비롯한 김정은 후견 그룹을 전진 배치해 안정적인 권력 승계를 보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현재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비서 등 당 조직이 상당수 공석 상태에 있다”며 “김 위원장이 김정은 체제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주요 직위에 대한 인사 카드를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역설적으로 김 위원장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김정은의 후견인들은 지금도 권력 핵심 곳곳에 포진해 있다.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부부장, 인민보안부(경찰) 수장인 주상성 대장 등 주요 사찰기구를 틀어쥐고 있는 이들은 김정은의 직계 라인으로 분류된다. 즉, 김정은에게 당ㆍ정ㆍ군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점차 넘어가고 있지만 김 위원장이 형식적으로나마 국방위원장, 당 총비서ㆍ상무위원 등의 주요 직위를 유지하는 한 완전한 권력 이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북한의 경제 회생 여부다.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 건설’의 해로 공언한 2012년을 김정은의 정통성을 확보할 마지노선으로 본다면 그 때까지 최악의 경제난을 타개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에서는 지금 화폐개혁 실패와 지속적인 식량난으로 보안 기관의 주민 통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김 위원장이 3개월 만에 방중을 서두른 것도 경제난 심화가 후계구도 구축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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