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자진 사퇴한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에 앞서 스스로 후보직을 던진 첫 후보자로 기록되게 됐다. 김 후보자는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 제정 이후 세 번째 총리 후보 낙마자가 된다.
이들 세 사람 모두 국회의 도덕성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 후보자는 장상 총리서리였다. 2002년 7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 후보로 장상 이화여대 총장을 총리서리로 임명했다. 하지만 위장전입과 장남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불거져 7월 31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낙마했다.
한달 뒤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도 총리서리로 임명됐지만 국회 임명동의안을 통과하지 못했다. 위장전입과 부동산투기 의혹 등이 거세게 일면서 같은 해 8월 28일 국회 임명동의안은 부결됐다.
초대정부 이후 김대중정부 이전까지 정식 총리가 아닌 ‘총리서리’로만 근무한 인사는 신성모(50년) 허정(52년) 이윤영(52년) 백한성(54년) 박충훈(80년ㆍ임시서리) 이한기(87년)씨 등 6명이다. 신성모 허정 이윤영 서리는 6ㆍ25 전쟁 당시 임명됐다. 허정 전 총리는 8년 뒤인 60년 6월엔 정식 총리직을 수행했다. 박충훈 이한기 서리는 각각 80년 신군부 출범의 정치적 격변기와 87년 6월 항쟁 기간 중에 임명됐다.
한편 이명박정부 들어서 낙마한 장관 후보자는 이날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이재훈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함으로써 5명으로 늘어났다.
1차 조각에서 여성부장관으로 내정된 이춘호 후보자는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정부 출범 전날인 2008년 2월24일 사퇴했다. 이어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자녀 이중국적 문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도 위장전입 의혹 등으로 정부 출범 이틀 뒤에 사퇴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아니지만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으로 내정됐던 박미석 후보자 역시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고 사표를 냈다.
이밖에 지난해 7월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인사청문회 대상자였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과 스폰서 논란 속에서 사퇴했다. 김석기 경찰청장 후보자는 지난해 2월 도덕성 시비보다는 용산참사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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