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귀국 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9일 오전 예상과 달리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 도착, 헤이룽장성 최대 곡물재배그룹인 베이다황(北大黃)집단을 방문하는 등 중국 여정 4일째 행보를 이어갔다.
지린(吉林)성 창춘(長春)과 하얼빈 등 현지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 특별열차는 28일 밤 10시15분께 창춘 서역을 출발, 지린을 거쳐 29일 오전 2시 하얼빈 역에 도착했다. 당초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창춘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방중길인 지안(集安)이나 연변(延邊)을 통해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추정됐으나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하얼빈에 도착한 김 위원장 일행은 쑹화(宋花)강 내 섬인 타이양다오(太陽島)에 위치한 영빈관에 여장을 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헤이룽장성 정부관계자들과 만나 오찬과 함께 면담하고, 오후에는 헤이룽장 산장(三江)평원에 세계 최대규모의 쌀 농장 우이(友誼)농장을 소유한 베이다황집단 본사를 방문하는 등 주요 산업시설을 시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얼빈의 한 소식통은 “중국 최대의 곡물회사인 베이다황 그룹이 식량난이 심각한 북한에 쌀 등 곡식을 대규모로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하얼빈을 전격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베이다황 대표를 직접 만나 베이다황의 선진 농업기술과 곡물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경청하는 등 중국 농업의 발전상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얼빈 도심의 중앙대제와 궈거리대제 등은 이날 오후 내내 김 위원장 일행의 방문으로 도로가 봉쇄되는 등 교통통제가 이뤄졌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27일 창춘의 영빈관인 난후(南湖)호텔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하루를 같이 묵으면서 정상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별장식으로 된 별도의 건물 6동에 머물렀고 후 주석은 9동에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방중 3일째인 28일 창춘시 외곽의 농업박람회장과 지린 농업대학 등을 방문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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