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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장관 후보 줄사퇴/ 김태호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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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장관 후보 줄사퇴/ 김태호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

입력
2010.08.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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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10시쯤 노타이 차림의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개인 사무실이 위치한 광화문의 한 빌딩 로비 1층에 들어섰다.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A4용지 1장짜리 사퇴 회견문을 꺼낸 김 후보자는 90도로 인사한 뒤 사퇴의 변을 읽어 내려갔다. 동석한 임채민 총리실장, 육동한 국무차장 등 총리실 관계자들도 참담한 표정이었다.

김 후보자는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 “부족함을 진심으로 깨우쳤다”등의 언급을 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결정적 낙마 사유가 된 말바꾸기 논란에 대해선 “진솔하게 말씀 드리려고 했던 것이 더 큰 오해를 가져오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박또박 회견문을 읽던 김 후보자는 ‘잘못된 기억, 정말 잘못된 기억’을 언급할 땐 목소리 톤을 높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기대에 부응 못해 죄송하다”며 두 차례 인사한 뒤 건물 밖에 대기 중이던 차량에 탑승해 회견장을 떠났다. 취재진의 질문엔 일절 답을 하지 않았다. 39년 만에 지명된 40대 총리 후보자의 사퇴 회견은 4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엔 트위터에 ‘비는 내리고 어머니는 시집간다’는 소회를 남겼다. 마오쩌둥 어록에 나오는 ‘천요하우 낭요가인 유타거’(天要下雨 娘要嫁人 由他去, 하늘에서 비를 내리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없고, 홀어머니가 시집을 가겠다고 하면 자식으로서 말릴 수 없다)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론 압박 속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총리실은 당혹스런 표정이었다. 6ㆍ2 지방선거 이후 3개월 가량 총리 교체설, 총리 지명 및 청문회에 이어 총리 낙마 사태까지 겪게 되자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임채민 총리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간부들과 협의해 하나하나 챙겨서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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