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주들이 하반기 들어 질주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1.84% 상승에 그치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화학업종지수는 12.10%나 올랐다. 특히 증시가 맥을 못추는 8월 하순에도 LG화학이 10.66% 오른 것을 비롯해 OCI(45.58%) 한화케미칼(43.38%) 호남석유화학(22.86%) 등이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증권가에서는 일단 낙관론이 우세하다. 국내 화학산업의 최근 강세가 전통적 석유화학에서 벗어나 태양광, 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 등 신규영역을 개척한 데 힘입었기 때문이라는 게 낙관론의 논리다. 삼성증권 박정아 연구원은 “석유시대에서 탈(脫) 석유시대로 산업질서가 새롭게 구축되면서, 녹색산업을 중심으로 핵심기술과 소재 경쟁력을 지닌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신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은 기존의 잣대로는 잴 수 없는 프리미엄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하이투자증권 이희철 연구원은 “중국이 내년부터 시작하는 12차 5개년 계획에서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등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OCI, 한화케미칼(태양광) LG화학(중대형 배터리), 효성(초고압 전력망) 등이 중국발 호재를 누리게 될 유망 종목”이라고 꼽았다.
물론 일부에서는 화학업종의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랐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코스피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수준이지만, 석유화학업종은 10.5배를 웃도는 수준. 하이투자증권은 “출하 및 재고가 조정을 받는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 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및 중동의 석유화학업체들이 작년 이후 설비 증설에 나서 작년 초 대비 지난 7월 글로벌 설비 규모는 25% 이상 확대된 것 역시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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