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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끈 6070세대… 세월의 보물상자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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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끈 6070세대… 세월의 보물상자를 열다

입력
2010.08.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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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간미가 담긴 친서,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의 동양화 접시, 대한민국 근대 의료인 1호의 초상화, 1884년 우정국 개국기념 우표….

건국대가 운영하는 임대형 시니어타워 ‘더 클래식(The Classic) 500’(대표 강병직)에 입주한 주민들이 30일부터 열리는 특별한 전시회 ‘인연(因緣)’에 내놓을 애장품 목록이다. 격동의 현대사를 산 6070세대가 대부분인 입주민들은 우리나라 근ㆍ현대사의 체취가 물씬한 소장품을 다음 세대와의 소통을 위한 전시회를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강 대표는 “일상을 고이 간직한 소장품을 통해 1세대 시니어들의 생애를 압축적으로 보여주자는 의도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11,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명헌(81) 전 노동부장관이 간직한 박 전 대통령의 친서. 처음 공개되는 5통의 편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1971년 2월 25일 쓴 편지에서 박 전 대통령은 “최 전 장관의 후원금으로 집이 없는 독립유공자에게 집 일곱 채를 사주는데 사용했다”며 고마움을 나타냈고, 1973년 8월 24일 보낸 다른 편지에서는 반대로 “돈을 송금할 테니 쪼들리는 생활비에 보태라”며 아래 사람을 챙기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최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과는 같은 육사 출신으로 6ㆍ25전쟁과 5ㆍ16군사혁명을 함께 겪었고 밤새 함께 술을 마실 정도로 막역지간이었다”면서 “여러 사람을 챙기는 모습에서 그의 인간미와 배려심, 포용력을 배웠다”고 말했다.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인 이방자 여사가 동양화를 직접 그린 접시 2점도 첫 선을 보인다. 이 여사는 강강술래를 하는 조선 여인들과 바다가 보이는 산 중턱에 위치한 운치있는 정사를 그렸다. 이 접시들을 소장한 윤태옥(78)씨는 “친척이 이 여사의 주치의라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면서 “이 여사가 별세하기 전 선물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인간문화재 김봉룡 선생의 자개보석함과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첫 근대 의료인이었던 김필순씨의 초상화, 중장비 중 첫 국산화에 성공한 휠로더(wheel loader) 프라모델 등 희귀 물건들도 전시된다. 특히 31일을 퇴임을 앞둔 오명 건국대 총장이 1884년 우정국 개국기념 발행 우표 5장을 내놓아 전시회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강 대표는 “오늘 날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시니어 세대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부터 7일간 더 클래식 500 1층 특별전시장에서 열리며 일반인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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