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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그녀 앞에서 범실 10개… 박철우 "나를 더 가혹하게 다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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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그녀 앞에서 범실 10개… 박철우 "나를 더 가혹하게 다뤄달라"

입력
2010.08.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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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을 갈아입은 ‘왼손 거포’에겐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삼성화재 라이트 박철우(25)가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 수원ㆍIBK 기업은행컵 우리캐피탈과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블루팡스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였다. 삼성화재의 새로운 해결사로 영입된 박철우는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7점을 뽑아냈지만 팀의 1-3(25-22 18-25 27-29 26-28) 역전패를 막진 못했다.

이날 박철우의 삼성화재 데뷔전은 ‘배구판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린 뒤 처음 열린 경기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잘 알려진 대로 박철우의 여자친구는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신치용 감독의 딸 신혜인. 지난 시즌까지 삼성화재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에서 뛴 박철우로선 삼성화재전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박철우는 삼성화재만 만나면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던 탓에 팬들의 시선은 더욱 ‘로미오와 줄리엣’에 모아졌다.

‘예비 장인’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부터 박철우의 임무는 막중했다. 삼성화재의 특급 용병 가빈 슈미트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공격이 박철우에게 집중된 것. 박철우는 이날 무려 44.8%의 공격 점유율을 보일 만큼 팀 공격을 전담했다. 세터 유광우와 호흡을 맞춘 박철우는 27점을 올려 기록상으론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공격 성공률과 범실면에서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박철우는 이날 공격 성공률 41.7%에 그쳤다.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후위 공격도 21개를 시도해 7개 밖에 적중시키지 못했다. 반면 범실은 10개로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박철우도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한 듯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나를 더 가혹하게 다뤄줬으면 좋겠고 나도 더 혹독하게 훈련을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력에 대해선 “새 세터와 생각보다는 타이밍이 잘 맞았는데 데뷔전이라서 욕심이 앞서 강하게만 때리려고 했던 것 같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우리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를 펼친 박희상 감독은 상대 주포 박철우를 적절히 봉쇄하며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박 감독은 “박철우에게 가는 공격 포인트를 반으로 줄여보려고 했는데 그런대로 잘됐다”고 말했다.

우리캐피탈은 ‘센터 듀오’ 최귀엽(18점)과 신영석(17점)이 맹활약을 펼쳐 ‘대어’ 삼성화재를 낚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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