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푸틴(58) 러시아 총리가 이번에는 평범한 국산 해치백 차량을 타고 극동과 시베리아를 잇는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시베리아의 치타에 이르는 약 2,000㎞의 대장정을 목표로 극동의 하바로프스크를 출발했다. 푸틴 총리가 달릴 도로는 극동과 시베리아를 잇는 최초의 고속도로로, 9월 정식 개통을 앞두고 있다. 푸틴 총리는 웹사이트에 글을 올려 “지금까지는 러시아 전역이 고속도로로 이어진 적이 없었다”며 “이번 행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운전하는 차량은 러시아 국영 최대 자동차회사인 아브토바즈가 생산한 최신형 모델인 라다 칼리나 해치백 차량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극심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국영업체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여러 차례 이 차량의 성능을 칭찬했다. 다만 푸틴 총리는 자신이 모든 구간에서 운전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으며 때로는 그를 따르는 수행원들의 고가 외제 차량에 의지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전했다.
구 소련의 국가안보위원회(KGB) 요원 출신인 푸틴 총리는 북극의 과학기지를 방문해 야생 북극곰에 직접 위성 추적장치를 달아주는가 하면, 캄차카해에서 고래 수색 작업에 참여하는 등 남성미를 과시하는 모험 활동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최근 러시아를 덮친 산불 사태에서는 직접 항공기를 몰고 산불 진압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그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2012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이미지 제고 차원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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