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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성폭행… 학교 또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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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성폭행… 학교 또 뚫렸다

입력
2010.08.2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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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대낮에 지적장애(정신지체)가 있는 초등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아동 성폭력과 초등학교 안전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29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45분께 동구 모 초등학교 5학년 A(12)양이 학교 본관 뒤쪽 현관 앞에서 박모(28)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날 학교 정문 밖을 서성이던 박씨는 정문을 통해 운동장으로 들어서던 A양을 뒤따라가다 본관 10여㎙ 앞에서 갑자기 A양의 손목을 잡아 끌고 가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는 A양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당직실에서 경비원 이모(74)씨가 뛰어나오자 본관 뒤쪽 철조망을 넘어 달아났다.

지적장애(2급)와 언어장애(2급)가 있는 A양은 2년 전 특수학급이 있는 이 학교로 전학을 온 뒤 학교 근처 그룹홈(공동생활가정)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 5명과 함께 생활해 왔다. 당시 A양은 그룹홈 운영 부부 등과 교회에 갔다가 귀가한 뒤 부부가 낮잠을 자는 사이 혼자 집을 나와 학교에 갔다가 변을 당했다.

이 학교 본관에는 외부인 출입을 감시하기 위한 폐쇄회로(CC)TV 3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촬영 방향이 정문이나 본관 앞쪽 현관을 향한 것은 없어 박씨의 범행을 막지 못했다. 특히 박씨가 범행 직전 교내 병설유치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CCTV에 찍혔으나 당직경비원 이씨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씨는 박씨가 A양을 데리고 본관 앞쪽 현관을 열고 들어가 복도를 지나 뒤쪽 현관 앞까지 갔지만 이도 모르고 있었다.

이씨는 또 성폭행 장면을 목격하고도 피해 학생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려보낸 뒤 나중에 경찰에 신고하는 등 사후 대처도 미흡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A양을 찾는 데만 꼬박 나흘이나 걸리는 등 피해자 확보에 애를 먹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학교 정문 앞에 설치된 방범용 CCTV에 박씨가 학교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힌 화면과 경비원 이씨가 진술한 범인의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여 27일 오후 박씨를 붙잡았다. 박씨는 12년 전 군 복무 중 후임병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으며, 이달 중순께도 PC방에서 만난 지적장애 3급인 남성 B(28)씨를 유인해 강제추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씨는 경찰에서 “부모가 사는 집이 학교 근처인데 그곳에 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날 박씨에 대해 강간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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