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유전이라 했던가. 세상은 참으로 바삐 변해가며 그 변화는 점점 속도를 더해가는 듯 하다. 업황이 어려운 탓에서일까, 건설사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보내는 요즘은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건설환경 속에서 원가경쟁력 및 대외경쟁력 확보 등 기업생존을 위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하고, 또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위한 먹거리를 찾는데도 여념이 없으니 어지간한 개인 소사 하나 챙기기도 빠듯하게 느껴질 정도다.
나름 이렇게 바쁜 일과 속에서, 얼마 전 갑자기 논어 문구 하나가 떠올랐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은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학창 시절 배웠던 이 논어 구절은 어찌된 영문인지 바쁜 일상에 쫓겨 잠시의 짬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내 머리 속에서 한참을 남아 떠나질 않았다. 지난 온 과거, 부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 못다한 효도 등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일상의 분주함에 쫓겨 부모에 충분히 효도하지 못한 것이 평생의 안타까움으로 남아서였을까, 그날따라 효에 대한 생각에 다시 한번 푹 빠지게 된 것이다.
흔히 효를 아주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아직은 바쁘고 여유가 없다’고 스스로를 감싸가며, ‘앞으로 잘 돼서 부모님께 효도할 것’이라며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부모가 진정 원하는 효도는 일확천금의 재물도, 입신양명도 아니다. 자식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자신들을 생각해주는 따뜻한 마음이야 말로 부모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자 훌륭한 효다. 나 역시 한 통의 전화, 한 끼의 식사와 같이 부모를 생각하는 아주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효를 실천하는 기본이라는 것을 자식들을 독립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래서 누군가가 부모님께 효도하기를 주저하며 ‘바쁘다’, ‘힘들다’고만 말한다면, 나는 그에게 마음의 여유만 있다만 효의 실천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해주고 싶다.
세상 곳곳에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바쁜 오늘의 핑계가 훗날 후회로 남는다”고.
오늘 당장 잠시의 시간을 내 부모에게 사랑과 존경, 감사의 말 한마디를 건네보자. 가장 쉽고 빠른 효의 실천이다.
태기전 한신공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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