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려면 우선 총리 인사청문특위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여야가 보고서 채택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임명동의안 처리까지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해볼 수 있다.
일단 27일 총리 인사청문특위에서 여야가 별다른 충돌 없이 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26일 현재 인사청문특위에 참여한 야3당(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단독으로라도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사청문특위는 한나라당 소속인 이경재 위원장을 제외하면 여당 6명, 야당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보고서 채택을 강행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나라당 소속인 이 위원장이 표결에 참여, 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상정을 강행할 수는 있으나 한나라당의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인사청문특위에서 야당의 극력 반대로 보고서 채택이 무산될 경우, 의장이 직권상정을 통해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부의, 한나라당 단독으로 표결을 강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9월 정기국회는 물론 집권 후반기의 정국 경색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27일 본회의에서의 임명동의안 표결 처리를 연기하고 여야간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크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집권 후반기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총리를 교체할 수 없다'는 인식 하에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하기에 앞서 최대한 야당과 협의를 벌이고, 야당이 끝까지 반대하면 표결 처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칠 경우에도 임명동의안 통과를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김 총리 후보자를 살리기 위해 장관 후보자 1, 2명을 낙마시키는 것으로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이른바 '빅딜설'도 정가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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