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베테랑의 칼끝은 역시 매서웠다.
24,25일 이틀간 진행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큰 활약상을 보인 의원들은 단연 각 당의 ‘단골 청문회 멤버‘들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저격수’로 통하는 박영선 의원이 ‘박연차게이트’와 관련한 김 후보자의 답변 번복을 이끌어내 자칫 밋밋하게 흐를 뻔했던 청문회 정국의 반전을 가져온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의원은 18대 국회에 들어 2008년 9월 양창수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를 시작으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천성관ㆍ김준규 검찰총장, 이귀남 법무장관, 이인복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 등 모두 6차례 인사청문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중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박지원 현 원내대표와 함께 스폰서 의혹을 파헤쳐 천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역시 각종 특위 단골 멤버인 박선숙 의원도 치밀한 청문회 준비로 도지사 선거자금 10억원 차용경위 등 초반 이슈를 주도했다. 그는 최근 김황식 감사원장, 현인택 통일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 청문위원으로도 활약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7선의 조순형 의원이 노익장을 과시했다. 2006년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조 의원은 이번에도 해박한 법 지식을 토대로 김 후보자의 ‘은행법 위반’ 문제를 들춰내 조명을 받았다.
‘정책통’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박병석, 이용섭 의원도 이번 청문회를 통해 ‘공격수’ 명성을 쌓았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의 고급호텔 경비내역을 찾아내 ‘서민 이미지’에 흠집을 냈고, 이 의원은 청문회 전부터 후보자 부인의 뇌물수수 의혹을 비롯한 ‘의혹 시리즈’ 자료를 내면서 김 후보자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26일 열린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에도 휴식 없이 투입돼 타고난 부지런함을 과시했다. 경남 사천이 지역구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지역 정보를 바탕으로 김 후보자 부인의 관용차 사용 문제를 제기해 사과를 이끌어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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