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처럼 여럿이 함께 쓰는 자연자원 관리, 국가도 시장도 완벽할 순 없습니다”
200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노어 오스트롬(77)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는 26일 서울대 박물관에서 열린 서남초청강좌에서 ‘최신 집단행동이론(Updating the Theory of Collective Action)’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2시간여의 강연 동안 오스트롬 교수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자원 고갈의 해결책으로 ‘공동체의 자치 관리’를 제안했다.
오스트롬 교수에 따르면 정부가 규제를 통해 자연자원 고갈을 막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그는“실제 조사 결과 국유화한 지역이 나머지 지역과 보존 수준이 비슷한 데다, 잘만 하면 자발적 감시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규제는 지역 사정, 정서, 주민들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비효율적이라는 것. 이 때문에 오스트롬 교수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고 참여해서, 스스로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파악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정한 규칙이 장기간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데 일단 성공한다면, 이 공동체의 자치관리는 정부의 관리보다 훨씬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스트롬 교수는 UCLA 정치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이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정치학회장을 지냈고, 1990년 출판한 라는 저서를 통해 ‘공동체의 자율적 관리’로 공유지 비극을 해소하는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이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여성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교수와 학생 등 300여명이 찾아와 발 디딜 틈 없이 강연장을 매웠다.
글ㆍ사진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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