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맨들에게 닥친 시련이 27일 밤 11시 55분 MBC '김혜수의 W'를 통해 방송된다.
보츠와나 법원은 지난달 21일 부시맨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산(san)족이 지하수 관정을 이용하거나 새로운 관정을 뚫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다이아몬드 광산과 관광시설 개발에 필요한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남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부족이자 '살아 있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불리는 산족이 수만 년 동안 살아온 땅에서 영원히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제작진이 찾아갔을 때 보호구역 내 메시아마농 마을에서는 특별한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마을 촌장이 우기에 받아 놓은 빗물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행사였다. 주민 한 사람이 하루에 쓸 수 있는 물은 한 모금이 전부. 이들이 물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가뭄이 아니라 정부 정책 때문이다. 한국의 절반 만한 크기의 보호구역 어디에도 산족을 위한 우물은 없다. 보츠와나 정부는 2002년 산족의 땅을 개발하기 위해 지하수 관정을 막고 강제 퇴거 조치를 강행했다.
법정 싸움 끝에 산족은 2006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수로 사용을 금지하는 지난달 법원의 판결로 다시 보호구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제작진은 보츠와나 정부와 세계적 보석 가공업체의 은밀한 거래,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산족에게 닥친 알코올 중독과 에이즈 등 부작용을 전한다. 물을 구하기 위해 나귀를 타고 수십 km 떨어진 우물을 찾아가는 처연한 모습이 화면에 담긴다.
'혜수의 창' 코너에서는 지난달 31일 일본에서 발생한 아동방치 치사사건을 조명하고, 'W-르포'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더 심각해지는 방글라데시의 수재 이야기를 전한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