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가처분 신청에 이어 본안 소송에서도 2006년 해고된 KTX 여승무원들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뜻을 밝혀 해고 승무원들의 복직을 위한 법정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최승욱)는 26일 코레일 자회사인 철도유통에서 해고된 KTX 여승무원 오미선(31)씨 등 34명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소송에서 “오씨 등이 한국철도공사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고된 여승무원들이 담당한 KTX 승객 서비스 업무에 대해 철도유통은 형식적으로 코레일과 맺은 위탁 협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지만, 사업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근로관계가 인정되므로 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근로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있음에도 KTX 관광레저로 이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부한 것은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고, 이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계약갱신을 거부한 2006년 5월15일부터 복직할 때까지 미지급한 월급(1인당 월 150만~170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오씨 등 전 KTX 여승무원 30여명은 재판장의 선고가 끝나자마자 박수를 치며 서로를 얼싸 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이를 등에 엎고 온 여성들은 감격을 주체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오씨는 “빨리 현장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가족들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즉시 항소할 것”이라며 “여승무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오씨 등 34명은 2004년 KTX 개통 당시 철도유통에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2006년 5월 KTX관광레저로의 정규직 전환 제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이후 오씨 등은 단식농성과 서울역 뒤편 조명철탑에서 고공농성 등을 벌이며 2008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008년 12월 오씨 등이 낸 근로자 지위보전과 임금지급 가처분 신청에서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해고로 무효”라며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오씨 등에게 매월 180만원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임현주기자 korear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