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언론들은 2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을 'Surprise Trip(깜짝 방문)'이라며 긴급뉴스로 일제히 보도했다. AP, AFP통신과 미국 일본 영국 등의 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3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배경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3남 김정은을 대동했을 개연성에 주목해 기사를 타전했다. 해외언론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이 즉각 확인되지 않자 대부분 서울발로 보도를 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사실무근일 수 있다고 전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중국은 관례대로 당정과 언론매체가 침묵을 지켰다.
미 언론들은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이 방북중인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이유를 두고 ▦권력승계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지원 ▦국제제재 해제 모색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김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의 평양 도착 하루 뒤 중국을 방북했다"며 "카터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났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미국의 중요한 손님이 방문 중인 때에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 떠난 것은 대단히 이례적(highly unusual)"이라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사실이라면 올해 두 번째"라며 "이는 5월 방중 이후 3개월여 만"이라고 전했다. 이 통신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이번까지 모두 여섯 번이나 이번처럼 단기간에 두 차례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배경은 경제협력 또는 후계자 문제일 것"이라며 "북한은 어려운 국가경제 탈피를 위해 지원과 교역에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 방중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방문 목적과 일정을 주시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 중국 정부 고위 관리가 이날 오전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의 공항에 도착해 지린시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지린시에는 김일성 주석이 다녔던 중학교가 있고 김 위원장의 5월 방중 때도 시찰 후보지로 거론됐었다"고 덧붙였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방중 목적에 대해 "중국의 경제지원과 6자회담 재개 문제 논의는 물론 9월 초 조선노동당대표자회의를 앞두고 후계체제 구축 움직임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김 위원장이 중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 만나 후계자 결정을 정식 전달하고 새 체제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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