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비호 속에 부패혐의 조사를 피해 온 카르자이 최측근 인사가 수년간 미국 중앙정보국(CIA)로부터 정기적으로 돈을 받아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폭로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부패척결을 강하게 촉구해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됐다.
오바마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아프간에서 순차적으로 철군한다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올 연말로 예정된 아프간전 중간평가 때까지 가시적인 아프간 상황개선을 이뤄야 한다. 미 정부는 카르자이 정권의 심각한 부패가 아프간 국민들이 탈레반을 지지하는 근본원인으로 보고 부패척결을 압박하고 있다. 또 아프간 정부의 부패척결 의지를 보여줄 상징적 조치가 카르자이의 오른팔인 모하마드 지아 살레 아프간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의 처벌로 여겨져 왔다. 지난달 25일 아프간 경찰은 살레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했으나, 카르자이 대통령이 직접 법무부에 전화를 걸어 7시간 만에 석방됐으며 이후 미국 정부는 그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그런데 바로 살레 사무총장이 수년 동안 CIA로부터 돈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NYT는 살레가 CIA의 정보원으로 일해왔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CIA는 살레 뿐 아니라 칸다하르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마약생산과 밀매를 해온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복형제 아흐메드 왈리 카르자이에게도 정기적으로 돈을 지급해 왔다고 NYT가 밝혔다.
CIA는 NYT의 보도에 대해 “익명의 취재원을 통한 무분별한 추측성 기사”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 카불을 방문 카르자이 대통령과 살레의 처리문제 등을 논의했던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살레와 미국정부의 밀착관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이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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