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가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퇴직 과정에 개입했음을 사실상 시인하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이 25일 공개됐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이날 이 후보자가 국세청 차장 시절인 지난해 9월 모 월간지 기자들과 저녁 자리에서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안 전 국장 관련 질문에 "새로 오시는 (백용호) 청장한테 추한 모습 보이지 말고 정리하는 게 방법이 아니겠느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설 사람도 없고 내가 과잉충성을 했지"라며 "청(장) 취임하기 전에 이런 문제는 정리해야 낫지 않겠느냐 지시했지"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의혹 등을 제기했던 안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국세청에서 사퇴한 뒤 미술품 강매 혐의로 구속됐다. 이 후보자는 "당시 본인은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 중이어서 본청이 수행하는 일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는 1999년 서울 사당동 D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매입 가격을 1억원으로 신고했으나 당시 국세청의 기준시가는 1억3,200만원, 부동산 포털사이트가 고시한 시세는 최고 2억3,000만원이었다"면서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측은 "당시 관행이었으며 세금을 탈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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