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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애매한 증세, 어디서 진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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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애매한 증세, 어디서 진찰할까

입력
2010.08.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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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생기면 머리나 가슴이 아프거나, 손발이 저리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통증을 동반한 증상이 나타나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떤 증상은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 자칫 엉뚱한 과를 찾아가 몸은 몸대로 지치고 시간만 낭비하기도 한다. 흔히 나타나는 몸의 이상 신호를 보고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할지 알아본다.

가슴이 아프다

가슴 통증은 통증 양상이 제 각각이고, 원인과 그에 따르는 진찰과정과 검사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으레 그러려니 방치하거나 정확한 병명을 찾지 못해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가슴 통증이 생기면 협심증, 급성 심근경색, 대동맥박리증, 관상동맥질환, 심막염 등 심장이나 대동맥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질환들은 통증이 생겼을 때 즉시 적절히 치료를 받지 못하면 급사할 정도로 심각한 병이다. 이 경우에는 대개 급성으로 왼쪽 가슴이나 왼쪽 어깨 쪽에 아주 심한 통증이 생긴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라면 가슴 통증이 생기는 즉시 심장내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소화기 이상으로도 가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소화기관 중 가슴 통증과 관련이 있는 장기는 식도, 위장, 담낭, 간, 췌장 등이다. 이 가운데 가슴 통증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것은 식도다. 비(非)심장성 가슴 통증의 50% 이상이 식도 질환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식도 질환 가운데에서도 특히 식도 운동질환과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가슴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식도 운동질환은 식도가 마치 경련하듯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식도 수축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식도 아래쪽 괄약근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장에서 위산이 역류돼 식도에 손상을 주는 질환으로, 내시경 검사로는 진단할 수 없다. 강영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식생활 서구화와 스트레스가 늘면서 식도질환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심장에 이상이 없는데도 가슴 통증이 생기면 소화기내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지럽다

어지럼증이 생기면 대개 빈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빈혈로 생기는 어지럼증은 드물다. 어지럼증은 어지러운 양상에 따라 회전성과 비회전성으로 구분한다. 어지럼증의 80%를 차지하는 회전성 어지럼증은 주위가 빙글빙글 돌고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며 구토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를 움직일 때 악화되고, 귀울림이나 난청이 생기기도 하며, 주로 전정기관 이상으로 발생한다. 전정기관이란 내이(內耳)에 있는 3개의 반고리관과 전정신경, 뇌간(뇌의 일부분)의 전정신경핵을 말하며, 몸의 운동 및 위치 감각을 감지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회전성 어지럼증이라면 중추성(전정신경핵)인지, 말초성(세반고리반, 전정신경)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추성이라면 뇌졸중(뇌경색ㆍ뇌출혈), 뇌종양, 소뇌질환 등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긴 것이므로 급히 응급실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지럼증이 생기면서 말이 어눌해지거나 물체가 둘로 보이고 한쪽 팔다리가 저리며 힘이 빠지거나,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린다면 십중팔구 뇌졸중이다.

비회전성 어지럼증은 눈 앞에 캄캄해지며 아찔하거나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우에는 주로 심혈관계에 문제가 생겼거나 과도한 호흡과 스트레스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신경과를 찾아야 한다. 서대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비만이 대사장애로 이어져 어지럼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이비인후과나 신경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발이 저리다

중년이 되면 손발저림 현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혈액순환장애나 풍증(風症)으로 자가 진단하고 약을 먹는다. 하지만 단순히 정맥류 등 혈액순환장애로 손발이 저린 경우는 아주 드물다. 이 경우에는 신경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뇌졸중에 의한 손저림은 양 손발이 동시에 저린 경우는 거의 없다. 어느 날 갑자기 한쪽 손발에 국한돼, 손바닥과 손등 쪽이 모두 저리면 뇌졸중의 증상일 수 있으므로 신경과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드물지만 불안이나 건강염려증 등 정신적 요인으로 손발이 저릴 수도 있다. 저린 부위와 증상이 명확하지 않고 머리가 무겁거나 목이 뻣뻣해지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먼저 정신과를 찾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손목 부위의 인대가 두꺼워지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국소 신경병으로 인해 손이 저릴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정형외과로 가야 한다. 당뇨병 등 전신 말초신경병의 초기 증상으로 손발저림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때에는 내분비내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온다

오줌에 피가 섞여 た으?열일을 제쳐두고 병원부터 달려간다. 실제로 혈뇨가 나오면 75% 이상의 사람이 한 달 이내에 병원을 찾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콩팥에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해 신장내과부터 간다. 하지만 혈뇨는 콩팥 질환뿐만 아니라 요로 계통에 악성 종양이 생겼거나 전신 질환이 2차적으로 요로 계통에 침범해 나타날 수도 있다.

혈뇨 원인은 성별과 나이에 따라 다르다. 어린이나 젊은이의 경우 콩팥질환에 의한 사구체성 혈뇨가 많다. 최영득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반면, 40세 이상에서 나타나는 혈뇨는 요로 종양과 요로결석, 요로감염이 원인이 경우가 많고, 사구체 이상인 경우는 적다”고 말했다. 특히 요로의 종양이 원인이라며 3분의 2 정도가 방광암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의 경우 혈뇨가 생기면 먼저 비뇨기과부터 가보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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