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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휴가 후 뒤탈은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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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휴가 후 뒤탈은 없으신가요?

입력
2010.08.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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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와 처서가 지나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하지만 지난 여름 휴가를 즐겁게 보내고 난 뒤 뒤탈이 나 고생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휴가지에서 찬 음식을 자주 먹고, 술도 좀 더 마시게 되고, 무리하게 육체적인 활동을 하다 보면 항문에 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항문 주변에는 모세혈관이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과도한 음주나 육체운동으로 그 부분이 부풀게 되면 하루 이틀 새 갑자기 콩알처럼 딱딱한 혈전이 생기기도 한다. 이를 ‘혈전성 외치핵’이라고 한다. 평소 치핵이 조금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별 말썽 없이 지내왔는데 갑자기 치핵이 부풀며 항문 바깥쪽으로 빠져나오며 전체적으로 붓기도 한다.

또한, 무더운 날씨로 인해 항문 피부질환도 증가한다. 특히 항문 가려움증이 가장 늘어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상황에 항문 주변도 예외일 수는 없다. 원래 살이 겹쳐지고 배변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항문 여건 상 평소보다 문제가 더 많이 생기게 된다. ‘항문소양증’이라고도 불리는 항문 가려움증은 항문의 습기와 오염이 최대의 적이다. 땀 차는 것 외에도 항문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많다. 게다가 항문 가려움증은 잠자기 직전에 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밤이면 증상은 더 심해진다. 그래서 무심코 긁으면 항문 주위의 연약한 피부는 상처를 입게 되고 진물도 흐르고 그 반응으로 염증세포가 모여들게 되어 가려움증은 더 심해지게 된다.

휴가여행은 즐겁지만 환경이 바뀌면 많은 사람이 배변이 원활하지 않게 돼 고생하게 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더욱 심하다. 배변을 잘 하지 못하면 변이 단단해지고 단단해진 변이 배출될 때 항문이 찢어지게 된다.

항문이 찢어지는 것을 ‘치열’이라고 하는데, 항문에 상처가 나면 항문괄약근이 반사적으로 경련을 일으키며 항문이 좁아지게 된다. 그러면 다음 배변 시 변이 좁아진 항문을 지날 때 더 많이 손상을 입게 돼 증상이 점점 악화된다. 이럴 때는 따뜻한 물로 좌욕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좌약과 약물 치료를 병용해 빨리 손상된 부위에 자극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급성 증상의 경우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심하거나 만성화되면 간단한 외래수술로 치유될 수 있다.

여행 중에 변비 못지 않게 설사도 흔하다. 설사는 항문주위 농양이라는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하루, 이틀 사이에 갑자기 부어 오르고 좀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게 되는데 이때는 기다려 보거나 약물치료를 하며 시간을 끌면 안 된다. 즉시 고름이 들어있는 부위를 절개하여 염증이 더 번지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보통 항문 수술은 너무 아플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혈전성 외치핵 같은 병은 5~10분 정도의 국소마취로 수술하면 입원하지 않고도 당일에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다. 근치적 수술을 요하는 치핵은 1~2일의 입원이 필요할 수도 있고, 그다지 심하지 않은 치핵이라면 알타(ALTA)주사요법이나 고무밴드 결찰술 등의 비수술요법으로 당일에 치료할 수도 있다.

이선호 구원항문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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