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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박연차 일면식도 없었다"→"골프만 쳤다" 하루만에 말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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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박연차 일면식도 없었다"→"골프만 쳤다" 하루만에 말바꾸기

입력
2010.08.2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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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연차 게이트'가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발목을 잡는 것인가. 25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관련 말 바꾸기가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또 선거자금 10억원 불법 대출, 불투명한 생활비, 허술한 돈 관리도 공격을 받았다.

새로 드러난 박연차 골프 회동

김 후보자와 박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한 야당의 공격은 집요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6년 10월 박 전 회장 소유 정산CC에서 골프를 쳤던 사실을 새로 공개하며 "김 후보자는 2007년 이후 박 전 회장을 알게 됐다고 밝혔는데 위증"이라고 따졌다. 김 후보자는 "골프 한 번 쳤다고 절친하다고 속단하느냐"라고 맞섰지만 박 의원은 "도지사를 회원 대우 해줬다는데 대가성을 따져야 한다"고 다그쳤다.

박 의원은 2007년 4월 김 후보자가 미국 뉴욕에 있는 한인식당 강서회관을 방문했던 사실을 확인하며 수만 달러 수수 의혹도 다시 거론했다. 김 후보자는 "검찰에서 무혐의 내사 종결됐다"며 "(자신에게 돈을 건넸다는 강서회관 대표) 곽 사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곽 사장과 김 후보자가 만나는데 동석했던 사람이 김 후보자는 '같은 경상도 사람이라 참 반갑다'고 했다더라"며 김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박 의원은 이밖에 김 후보자가 2006년 8월 베트남을 개인적으로 방문할 때 박 전 회장과 함안의 한 스님과 동행한 사실도 거론하며 게이트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더 큰 문제는 말 바꾸기

김 후보자는 "까도 까도 나오는 양파 의혹이라고 하지만 저는 까도 까도 나올 게 없다"고 자신했지만 박 의원은 "썩은 양파껍질을 벗기는 느낌"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김 후보자가 24일 청문회 때는 "박 회장과 2006년엔 일면식도 없었다"고 했다 이날 말을 바꾼 데 대해 공격이 집중됐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범래 의원은 "후보자 기억력에 화가 나려고 한다"고 공박했다. 조문환 의원은 "박 회장을 처음 만난 시점이 2007년에서 2006년, 지금은 다시 기억을 더듬어보겠다는 수준까지 왔다"며 "지금까지 진술한 것을 전부 의심 받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오후 9시 저녁회의가 재개됐지만 김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질의에 "기억이 안 난다" "기억을 더듬어봐야 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이범래 의원은 "생각을 조금 더 하고 답변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21세기 대한민국 검찰이 그렇게 우습게 조사 안 한다"고 쏘아붙였다. 야당은 '더듬이 총리'라고 꼬집었다.

또 '박연차 게이트 무혐의 내사 종결 결과를 얘기해 준 사람이 누구냐'는 전날 야당 의원들 질의에 김 후보자가 "검찰 간부"라고 했다가 곧바로 "지인"이라고 답변을 바꾼 데 이어 다시 "기억이 안 난다"고 재번복한 부분도 논란이 됐다. 관용차 사용, 선거자금 대출 말 바꾸기 역시 문제였다.

여야 의원들이 검증에 대한 소회를 묻자 "스스로 엄격하지 못했던 부분은 반성한다", "참 준비도 못하고 왔구나 반성한다"고 말했다.

돈 관리 논란도 여전

2006년 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부친과 핵심 측근 명의로 10억원을 대출 받았던 사실도 이틀째 검증대에 올랐다.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 (김 후보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 뿐이지 법 위반"이라며 "후보자가 기본적으로 법과 절차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공박했다.

같은 당 이용섭 의원은 "김 후보자가 경남지사 당선 이후 사적으로 해외에 12차례나 다녀왔는데 항공료와 숙박비 기타 잡비를 최소비용으로 계산해도 여행경비로만 7,700만원 정도 쓰였다"며 "누가 이 경비를 부담했느냐"라고 스폰서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병석 의원이 1박에 93만원짜리 호텔에서 잤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33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지사가 여관에서 자고 나올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답해 빈축을 샀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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