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몬테네그로산 특급’ 데얀을 앞세워 네 시즌 만에 리그 컵 대회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우승을 이끈 데얀은 컵 대회 득점왕까지 차지해 겹경사를 맞았다.
서울은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스코컵 2010 결승전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데얀과 정조국, 이승렬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3-0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서울은 2006년 삼성하우젠컵 우승 이후 네 시즌 만에 리그 컵 대회 정상을 탈환했고, 올 시즌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넬로 빙가다 감독에게 첫 우승컵을 안겼다. 특히 서울은 올 시즌 2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0-1 석패를 당했던 전북을 상대로 설욕전에 성공, 우승의 상승세를 K리그(5위)에서도 이어가게 됐다.
반면 FA컵 우승(200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2006년), K리그 우승(2009년)을 일궜던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이날 패배로 컵 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 4관왕 달성의 ‘그랜드슬램’을 결국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양팀은 결승전답게 전반부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후반 유효슈팅 12대5. ‘창과 창’의 맞대결에서 서울은 최태욱, 최효진, 김한윤 등 주전들이 빠진 가운데에서도 전북을 압도했다.
데얀과 제파로프 등을 앞세운 서울은 전반 여러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전북의 3년 차 신예 골키퍼 김민식(25)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전반을 0-0으로 마쳐야 했다. 전북은 이동국과 에닝요를 앞세워 서울공략에 나섰지만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치는 데 만족해야 했을 정도로 서울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데얀은 후반 들어서도 활발한 몸놀림으로 전북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15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놓치긴 했지만, 선제골은 역시 그의 몫이었다. 데얀은 후반 2분 전북 오른쪽 진영에서 올라온 제파로프의 코너킥을 골 지역 정면에서 솟구쳐 오르면서 헤딩슛, 균형을 깼다.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던 전북 홈팬들은 데얀의 선제골이 터지자 일순 침묵에 휩싸였다.
데얀의 선제골로 승부는 급격히 서울로 기울었다. 특히 데얀의 적극적인 공격 본능이 두 번째 골의 발판이 됐다. 데얀은 후반 10분 전북 페널티지역 내에서 진경선의 볼을 가로챈 뒤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고, 골키퍼를 맞고 흐른 볼을 쇄도하던 정조국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사실상 데얀의 어시스트나 다름없다. 이날 골을 추가한 데얀은 이번 컵 대회 7경기에서 6득점을 기록, 득점왕과 함께 상금 500만원까지 챙겼다.
전북은 후반 루이스와 김형범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오히려 후반 46분 교체 투입된 이승렬에게 쐐기골을 얻어 맞으며 무너졌다. 정조국은 이승렬의 골을 배달하며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쳐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전주=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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