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25일 방북을 계기로 18일째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 국민 대승호 선원 4명의 귀환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는 풀려날 것이 확실시되나 대승호 선원들은 언제 돌아올 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대승호 문제도 풀릴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한국인 4명과 중국인 3명을 태운 오징어채낚기 어선 대승호는 동해상에서 조업하다 북한에 나포됐다. 나흘 후 정부는 대북통지문을 통해 이들의 송환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성의있는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지난해 연안호 선원 송환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5일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은 평양을 전격 방문해 141일간 억류돼 있던 미 여기자 2명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5일 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연안호 선원 송환이) 잘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같은 달 29일 연안호 선원 4명과 선박은 나포 30일만에 남측으로 돌아왔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 방북이 대승호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이 의도적으로 남측을 배제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심각하게 끌고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부 당국자는 “곰즈씨의 석방이 우리 국민 억류 문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태로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는 남북 경색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승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이 대승호 문제를 길게 끌면서 정치적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데, 북한은 최근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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