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 근교 고속도로에 ‘만리장성’이 만들어졌다. 도로보수로 인한 살인적 정체로 꼬리를 문 차량행렬은 무려 100㎞에 달한다. 가장 극심한 구간에서는 차량의 하루 이동거리가 3km 정도에 불과하다. 벌써 13일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운전자들은 5일째 도로에서 노숙 중이다. 이런 상황은 내달 중순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베이징과 네이멍구(內蒙古)를 잇는 장자커우(張家口) 고속도로 중 지닝(集寧)-둥양허(東洋河) 사이가 문제의 정체구간이다. 남쪽으로 향한 도로 3개 차선 중 1개 차선의 보수공사가 시작된 13일부터 상황이 악화했는데, 베이징 외곽으로 이어지는 도로 모두가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공사가 끝나는 다음달 17일까지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국영 CCTV에 따르면 일부 트럭들은 5일째 도로에 갇혀 있다. 하지만 차량들은 계속 정체구간으로 몰려들고 있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우회로보다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운전자들은 중국 특유의 만만디(慢慢的)를 과시하며 갓길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교통경찰을 급파하고 물과 필수 식료품을 공급하며 상황 통제에 나섰다. 이동식 화장실도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도로 주변에서 적당히 해결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교통정체를 이용해 도시락이나 물을 팔아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상혼도 빛난다. AP통신은 25일 바가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물 한 병이 정상가격의 10배가 넘는 10위안(약 1,760원)에 팔린다고 전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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