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노조원들이 쌍용차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파업했을 때 진압을 위해 공장에 진입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경찰관의 해임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수원지법 행정1부(부장 윤종구)는 지난해 쌍용차 사태 당시 공장 진입 명령을 거부한 이유 등으로 해임된 경기지방경찰청 2기동대 소속 고모(50) 경감이 경기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공장 내 믹싱룸에는 시너 등 위험 물질이 다량 보관돼 있어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농후했던 점, 기동대장이 믹싱룸에 대한 내부평면도 등을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원들의 진입을 지시한 점, 고 경감이 위험성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점, 기동대장으로부터 진입작전에서 배제되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깡통을 차고 경찰봉을 내리친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가 원고를 해임한 것은 지나치게 무거운 징계 처분을 선택한 것으로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는 원고가 4일간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결근한 점도 징계사유로 들었지만 원고는 병가 신청을 해 기동대장의 동의를 받았고 진단서도 제출했기 때문에 무단결근 부분 중 일부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기경찰청은 지난해 8월 6일 고 경감이 쌍용차 도장2공장 진입명령을 거부하고, 앞서 7월 말 쌍용차 사태를 전담하는 기동대로 인사 발령 나자 나흘 동안 무단결근해 국가공무원법과 경찰공무원법을 위반했다며 같은 해 9월 11일 파면했다. 고 경감은 파면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로부터 해임으로 감경받았으나 소송을 냈다.
수원=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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