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3차 발사를 둘러싸고 한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한러 실패조사위원회(FRB) 제3차 회의가 끝난 뒤인 15일 “한러 양측이 나로호 3차 발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나로호 1단 로켓 제작사인 러시아 흐루니체프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회의에서 3차 발사 실현 가능성 여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알렉산드르 보브레뇨프 흐루니체프 공보실장은 “3차 FRB 회의에서는 2차 발사 실패 원인이 주로 검토됐다”며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3차 발사를 얘기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광래 항우연 발사체연구본부장은 “기술 문제를 주로 논의한 본회의가 아니라 양측 대표자들이 별도로 한 회의에서 3차 발사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2차 발사 실패를 확인하고 3차 발사 추진에 대해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를 작성해 양측 대표가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3차 발사를 하려면 러시아는 1단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조 본부장은 1단 제작에 우리측의 추가비용 부담은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결국 1단 제작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러시아가 3차 발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을 것으로 추측돼왔다. 조 본부장은 “만약 러시아가 끝까지 1단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항우연은 계약금의 5%(약 1,000만달러)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한러 양측의 합의에 따라 3차 발사 협의 문서를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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