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의 소리극 ‘황진이’를 스타일이 다른 세 가객이 나눠 부른다. 기생의 길을 택하기까지, 기생이 되는 입문 과정, 지족선사를 파계시키고 벽계수를 유혹하다 진정한 사랑을 깨닫기까지 등의 과정이 3인3색으로 엮인다.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서진희(27)는 듣는 이의 애를 끊는 전형적인 남도 소리꾼으로, 공연 초반부를 맡는다. 뒤를 이을 강효주(31)는 청아하고 깨끗한 소리의 소유자로 초심자 등 일반의 호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창자 하윤주(27)는 국립국악원의 정악단소속으로 민속악과는 거리가 있으나 소리극의 외연을 넓힌다는 취지에 따라 이번에 동참,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민요 선율에 즉흥 가사를 덧대는 식의 소극적 창작을 탈피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작곡가 김대성씨가 서양음악 어법까지 차용해 완전히 새롭게 창작한 민요적 선율에 노랫말을 얹어, 새 형식의 국악 뮤지컬을 견인했다. 국악기는 물론 바이올린, 키보드, 윈드차임 등 양악기가 색다른 선율을 선사한다. 황진이의 시조 8편, 임제 등의 한시 13편 등 34편의 운문에 새 가락을 입혔다.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입춤, 승무, 바라 등 여러가지 춤을 넣고 영상도 활용해 다양한 시각적 시도를 병행할 예정이다. 올 들어 처음 해보는 10회 장기공연 무대이기도 하다.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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