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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인물이 과연 총리직에 적합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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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런 인물이 과연 총리직에 적합한가

입력
2010.08.2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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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보는 심정은 참담하다. 그는 지금까지 주로 지방정치인으로서 중앙정가와 전체 국민에게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런 그가 총리로 내정됐을 때 많은 이들은 중앙정치의 틀을 깨는 파격성과 함께 그의 젊음과 참신성, 청렴성 등의 소문에 상당한 기대를 품었다. 닳고 닳은 기존 정치인들과는 뭔가 다른 덕목과 자질을 갖추고 있으리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김 총리 내정자는 국민이 갖고 있는 중앙 정ㆍ관계 인물들에 대한 일반적 이미지와 하등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에 대해 품었던 막연한 기대치로 볼 때 이 정도만 해도 실망이 더 큰데, 그는 심지어 여러 부분에서는 기존 정치인들보다도 더 나아간 행태를 보였다.

재산증식, 건설업자 스폰서, 계약서 허위작성, 세금 탈루, 선거자금 불법대출, 박연차 연루 의혹 등이 줄줄이 도마에 올랐다. '양파총리'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물론 그는 대부분 부인하고 있지만 정작 의혹을 불식할 만한 증빙자료들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부인의 관용차 사적 이용, 도청직원 가사도우미 활용 등은 그가 말과 달리 실제로는 얼마나 권위의식에 차 있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사례들이다. 더욱이 그는 변명 과정에서 공직자라면 가장 금기시되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에 대해 얼굴을 붉히며 사과를 요구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마저 보였다.

김 총리 내정자는 소장수 아들로서 빽도 돈도 없이 자수성가한 경력을 상표처럼 내세우면서, 총리로의 입신은 과거 자신과 같이 어려운 처지의 젊은 세대에게 용기를 주고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기된 의혹들은 이런 언행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8ㆍ15 경축사에서 "정의가 꿈틀거리고 약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 건설을 약속했다. 이 말의 진정성을 믿는다면 그는 대통령의 후반기 집권철학 구현에도 전혀 적절치 않은 인물이다. 본인과 청와대 모두의 숙고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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