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대폭락할 때마다 이를 예고하는 전조처럼 나타났다는 ‘힌덴부르크 오멘(omenㆍ징조)’이 과연 한국 증시에도 드리울까.
힌덴부르크 오멘은 1달 뒤 주식시장 대폭락이 일어날 가능성을 미리 점쳐보는 분석 방법. 1995년 수학자 짐 미에카가 고안했다. 하늘의 타이타닉 참사에 비유되는, 1937년 폭발한 대서양횡단 비행선 ‘힌덴부르크’호에서 이름을 따온 것.
힌덴부르크 오멘은 ▦52주 최고점과 최저점을 찍은 종목수가 전체 거래종목의 2.2% 이상이되 ▦고점 종목수가 저점의 2배를 넘어서는 안되고 ▦10주 주가이동평균선이 상승하며 ▦단기 주가상승 모멘텀이 강한지를 측정하는 지표(맥클레런 오실레이터)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4가지 조건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 이런 힌덴부르크 오멘이 30일간 2차례 나타나면, 주가가 5~15%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미 뉴욕 증시에선 지난 12일과 20일 두 차례 힌덴부르크 오멘이 발생, ‘9월 증시 붕괴설’이 퍼지고 있는 상황. 그런데 국내에서도 힌덴부르크 오멘의 요건을 충족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24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전날 52주 최고가와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각각 42개, 54개로 모두 전체(1,726종목)의 2.2%를 넘었다”며 힌덴부르크 오멘이 발견됐다고 했다. 만약 이 징조대로 주가가 15%까지 빠진다면 코스피는 1,500선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시 대붕괴설은 기우라는 시각이 아직은 대세. 전체 시가총액의 92%를 차지하는 코스피만 보면 52주 최고가 종목수가 29개로 최저가(14개)의 2배를 넘어, 힌덴부르크 오멘의 요건에서 벗어났다. 한투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최고가는 주로 대형주에서, 최저가는 소형주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힌덴부르크 오멘 우려와 달리)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힌덴부르크 오멘이 나타났다고 항상 증시가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1987년 이후 미국에서 힌덴부르크 오멘이 나타난 뒤 폭락 장세로 이어진 건 4번 중 1번꼴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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