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이은 테러로 매달 수백명씩 죽어나가는 이라크를 오히려 부러워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남미 베네수엘라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이라크보다 더 치명적인 베네수엘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곳 사람들은 (이라크)바그다드에 산다면 더 안전할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고 보도했다. 극심한 강력 범죄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범죄 희생자는 이라크는 물론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압도적이다. 지난해 이라크에서 테러 등으로 희생된 민간인은 총 4,644명인데 비해 베네수엘라에서는 1만6,000명 범죄로 희생됐다. 2006년말부터 마약과의 전쟁 중인 멕시코는 지금까지 2만8,000여명이 사망했으나, 베네수엘라에서는 2007년 이후 4만3,792명이 살해당했다. 특히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한 1999년 이후 총 11만8,541건에 이르는 살인사건이 발생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전체 23개 주 가운데 집계된 10개 주에서만 5,962건 살인사건이 집계될 정도로 강력범죄가 극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계속된 경제 침체로 인한 빈부격차 심화, 연간 30%가 넘는 인플레이션, 넘쳐나는 불법 무기 등을 강력사건의 주요원인으로 꼽고 있다. 유괴를 저질러 낮은 임금을 보충하는 경찰들의 사례가 느는 등 치안 부재와 살인사건 90% 이상이 미해결일 정도로 예방과 단죄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범죄가 만연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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