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사업 목적이 '생산 기지 마련'에서 '내수 시장 공략'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을 노리고 중국에 투자했다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는데다, 내수 진출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기업들의 의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23일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4,17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539개사 응답)한 '그랜드 서베이 2010'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3.1% '현지 내수 시장 개척'을 사업 진출 이유로 꼽았다.
중국에 투자한 이유를 내수 시장 공략으로 답한 기업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2004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 동안 조사에서 내수 진출 목적을 꼽은 비율은 30% 대에 그쳤다는 게 KOTRA측의 설명이다.
반면 과거 응답 비율이 높았던 '협력 업체와 동반 진출'(16.6%), '인건비 등 비용 절감'(16.2%)은 크게 낮아졌다. 또 앞으로 경영 계획을 짤 때 내수 시장 진출을 주요 전략으로 삼을 것이냐는 질문에 56.3%가 이미 '적극 추진 중'이라고 답했고 '앞으로 추진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16.1%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진출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이 대세를 이루는 데는 기업의 성장성 및 투자 동기 성취도 등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앞으로 5년 동안 성장성 및 동기 성취도 전망에 대해 '만족' 또는 '매우 만족'이라고 답한 비율(42.8%)은 '불만족'또는 '매우 불만족'(21.6%)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또 응답 기업의 46.5%가 '앞으로 중국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고, 45.4%는 '현 수준 유지'라고 밝혔다. 반면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5.2%, '철수 또는 이전을 고려 중'이라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올 들어 경영 환경이 지난해에 비해 나빠진 분야로 인건비 등 비용, 노무관리 등을 꼽는 기업이 많았다. 반면 시장판로, 물류ㆍ유통ㆍ통신인프라는 좋아졌다고 답했다.
KOTRA 관계자는 "중국 내수 시장 진출을 추진할 필요가 있지만 여력이 부족하다는 답변이 20%를 넘었고 경영 환경의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관련 기관들이 앞으로를 위한 대비책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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