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보호구역인 수원 광교산 자락에 휴게소를 신설하려는 한국도로공사의 계획이 수질오염과 소음피해 등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공은 영동고속도로 경기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산1-24 일대(강릉방면)와 산1-7 일대(인천방면)에 각각 휴게소 건립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9월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을 경기도에 신청했다.
도공은 2008년 ‘영동고속도로 서창IC~용인IC(55㎞)구간에 휴게소가 없어 운전자들의 졸음 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이 구간에 휴게소를 설치하라’는 감사원의 요구에 따라 그간 휴게소 건립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휴게소 예정 부지가 수원 광교산 자락 개발제한구역 내에 위치한데다 상수원보호구역과 인접해 자연훼손은 물론, 오ㆍ폐수 유입 등으로 인한 수질오염까지 우려된다. 실제 강릉방향 휴게소 부지 가운데 2만1,800여㎡와 인천방향 휴게소 부지 1만6,900여㎡가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 있다.
특히 강릉방면 휴게소 예정지에서 불과 75m 지점에 아파트 단지(482가구)가 있어 매연과 소음 등의 피해를 우려한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입주자 협의회는 20일 경기도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휴게소가 설치되면 인근 경기과학고, 조원고 등 7개교의 학습권이 크게 침해되고, 비산먼지로 인해 광교산 일대의 나무가 고사하고 녹지 훼손으로 생태계 교란이 우려된다”며 광교산 그린벨트 내 고속도로 휴게소 설치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수원시도 광교저수지(상수도보호구역)와 휴게소 부지가 가까워(약 750m) 수질오염이 우려된다며 휴게소 건립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경기도도시계획위원회는 이 휴게소 건립 내용이 포함된 ‘2011년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안’ 심의를 유보했다. 위원회는 도공 등에 “주민들과 접촉해 민원 해소 방안을 먼저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 지역은 상습 정체구역(북수원IC-광교터널)과 맞물려 있어 “휴게소가 세워질 경우 교통 정체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도공 관계자는 "서창IC~용인IC 구간 중에는 나들목이 많아서 적당한 부지를 찾을 수 없었다"며 "현 부지는 경기도시공사에서 물색해 준 곳이며, 최적은 아니지만 더 이상의 위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공원조성, 녹지벨트 조성, 등산로 확보, 휴게소 진ㆍ출입로 1개 차선 확보 등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교통 정체 가중 현상을 막기 위해 많은 대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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