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공상과학(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주인공을 맡은 톰 크루즈가 허공에 떠있는 화면을 두 손으로 터치하고 밀고 당기며 컴퓨터를 다루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다. 아직도 영화만큼의 기술이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스마트폰 열풍과 태블릿 컴퓨터(PC), 전자책(e북)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자판 중심의 PC 환경이 빠르게 터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선보인 야심작인 안드로이드폰 ‘갤럭시S’. 정전식 방식을 채택해 화면 터치가 무척 쉽고 편리해졌다. 애플 아이폰의 이용자사용환경(UI)도 잘 알려진 것처럼 터치가 기본이다. 국내에는 아직 정식 발매되진 않았지만 애플이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잇따라 발매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태블릿PC ‘아이패드’도 터치를 통한 새로운 PC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가락으로 밀고 누르고 만지고 끌면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종료된다. 손가락을 마우스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직관적이다. 이 터치 중심의 사용 방식이 모바일 환경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 동안 인기가 시들해졌던 태블릿PC 시장도 편리한 터치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터치 환경은 프로그램 개발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갤럭시S의 인기게임 ‘타깃 탭 프렌지’와 ‘샤프 슈터’는 손가락 만으로 목표를 터치해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컴퓨터가 낯선 실버 세대도 누구나 손쉽게 게임을 할 수 있다. e북도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책을 읽고, 특정 문장이나 단어를 손가락으로 클릭해 뜻을 찾거나 메모를 할 수 있게 됐다. 책에 있는 그림을 손가락으로 눌러주면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터치의 기술은 앞으로도 보다 섬세하게 작동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도록 빠르게 진보할 것이다. 애플의 맥북처럼 두 손가락, 세 손가락 등의 멀티 터치 기술도 널리 활용될 것이다. 이제는 손가락만 움직여서도 세상의 정보를 검색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형(SNS) 게임으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렸다. 여태껏 가장 손쉬운 손가락 터치마저 두려워하고 있다면 새로운 정보화 세상에 단단히 뒤처지게 될 것이다.
IT칼럼니스트 jongrae@gmail.com 트위터 @kimjongr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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