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오찬회동을 갖고 '이명박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같이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이 이명박정부 후반기에 국정동반자 관계를 구축할지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 지명이 박 전 대표를 겨낭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과 친서민 정책, 대북 정책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박 전 대표의 협력을 요청하자 박 전 대표도 '정권 재창출' 을 위해 큰 틀에서의 협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1일 오전 11시55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1시간 35분 동안 청와대 백악실에서 배석자 없이 오찬을 함께 하면서 국정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밝혔다. 두 사람의 회동은 2007년 대선 이후 이번이 여섯 번째이며, 지난해 9월 박 전 대표가 대통령특사로 유럽 4개국을 방문한 결과를 보고한 지 11개월만이다.
박 전 대표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청와대 회동 결과에 대해 "두 분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와 경제를 포함한 국내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임을 잘 얻어 이명박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을 해야 하고, 그것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천안함 사태 등 국제정세와 친서민 정책 등 경제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독대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2012년 대선 관리뿐 아니라 총선 공천도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자 박 전 대표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이날 개헌 문제에 대해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회동 후 두 분의 표정이 좋았다"고 밝혔고, 박 전 대표 측 핵심 의원은 "회동 이후 분위기도 좋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두 사람이 갈등을 줄이고 협력 관계를 구축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만일 두 사람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경우에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대북특사 등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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