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후 줄어들던 뺑소니 사고가 지난해 10% 가까이 증가했다. 느슨해진 음주단속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뺑소니 발생건수가 1만2,666건으로 2008년 1만1,613건보다 9.1%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2001년 이후 매년 0.6~15.8%씩 줄어들던 뺑소니 사고 감소추세는 2008년 막을 내렸다. 지난해 뺑소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98명, 부상자는 2만275명으로 하루 0.8명이 죽고 55.5명이 다쳤다.
경찰 관계자는 뺑소니 사고가 다시 증가한 원인을 "지구대, 파출소 등 지역 경찰관서의 음주단속이 느슨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초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습 정체구간에서 길을 막고 하던 음주단속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음주운전과 뺑소니 사고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다. 2007년 음주운전 단속건수가 전년대비 16.7% 증가하자 뺑소니 사고 건수는 12.4% 줄었다. 반면, 지난해 음주운전 단속건수가 24.5% 줄자 뺑소니 사고건수는 9.1% 늘었다. 경찰청이 올 1분기 뺑소니 사고를 분석한 결과 음주운전이 원인인 경우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중 사고를 낸 운전자는 가중처벌되며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기홍 한국교통시민협회 대표는 "유흥가나 외곽에서 주택가로 들어오는 주요 길목은 집중적으로 음주단속을 해야 한다"며 "음주, 뺑소니를 비롯한 악성 운전자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는 등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효과적인 음주운전 근절대책을 모색하는 한편 뺑소니범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사실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1990년대 초만 해도 뺑소니범 검거율은 50%안팎이었지만 지난해 검거율은 88.6%를 기록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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