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IHO) 실무그룹 회의에서 프랑스와 호주가 동해-일본해 병기 방안을 공식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노형(고려대 교수) 동해연구회 회장은 “7월 초 열린 IHO 실무그룹 회의에서 프랑스와 호주가 동해-일본해 병기 가능성을 전제로 해 이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바다이름에 관한 국제세미나’에 참석 중인 박 회장은 “원칙적으로 일본해 단독 표기에서 동해를 병기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취지”라며 “IHO가 동해 표기에 대한 입장 변화의 조짐을 보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IHO 실무그룹은 내년 6월까지 이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며, 2012년 열릴 IHO총회는 이를 토대로 최종 해법을 모색하게 된다. 앞서 IHO는 한국 입장 반영이 어려운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와중이던 1953년에 바다이름 표기규정을 정해 동해의 국제표기를 일본해로 채택했다.
한편,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한국정부가 재외공관을 통해 일본해 호칭을 동해로 단독표기하든가 동해 병기로 바꿔주도록 요청한 결과, 유럽출판사 지도나 신문기사에서 일본해와 동해를 병기하는 형태가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타임스 아틀라스 등 3개 지도가 ‘일본해(동해)’로 병기하고 있다. 일간지 가디언 역시 19일자 한일 영유권문제 관련 기사에서 일본해와 동해를 병기했고, 더 타임스는 지난해 3월 기사에서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 지배한 1910~45년에 일본해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일본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등 유력지가 ‘일본해=동해’로 나란히 병기하고 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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